대학가에서 작은 원룸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64)는 주택관리가 어려워 향후 30년 동안 연금 월 320만원씩 받는 조건으로 원룸을 감정가격 9억원에 LH에 팔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김씨처럼 아들 딸들을 결혼시키고 덩그러니 큰 집에서 사는 고령자들의 노후 준비를 도와주는 취지에서 ‘연금형 희망나눔주택’ 사업을 9일 공고한다고 밝혔다. 게다가 도심에 고령자들이 살고 있는 오래되고 비교적 큰 집을 사서 작은 평수의 임대주택을 만들어 저소득자 또는 젊은이들에게 나눠주기 위한 것이다. 사업 주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다. 즉, 정부가 고령자에겐 노후 안정을, 청년층에겐 주거안정을 각각 도모하도록 중매하는 일석이조의 정책이다.
이 사업은 지난해말 시범적으로 추진되었는데, 이번에 문제점을 보완헤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우선 주택을 매매하는 고령자의 연령 기준을 만65세에서 60세로 낮추었다. 또 보유 주택수와 주택 가격에 대한 제한도 폐지했다. 이렇게 되면 가입대상이 늘어나 사업참여의 기회가 넓어지게 된다.
신청 희망자는 주택매입 신청서 등 관련서류를 작성해 이달 26일부터 9월 27일까지 LH 각 지역본부를 방문하거나 우편 또는 인터넷으로 접수하면 된다.
신청 이후에는 LH가 현장 실태조사를 통해 입지여건, 주택 상태 및 권리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매입대상주택으로 선정·매매계약을 진행하게 된다.
신청자는 주택 매각대금의 분할지급 기간을 10~30년 사이에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또 집을 판 사람이 공공임대주택 입주자격을 충족하는 경우 주1), 본인이 매도하여 리모델링‧재건축한 주택 또는 인근 지역의 매입‧전세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매입조건 및 절차와 제출서류 등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LH 누리집(www.lh.or.kr)와 연금형 희망나눔주택 누리집(hopehouse.lh.or.kr)에 게시된 공고문을 참고하거나, LH 콜센터(1600-1004)로 문의하면 된다.
국토교통부 최아름 공공주택지원과장은 “이 사업으로 노년층에는 안정된 노후를 보장하고 청년층에는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저렴한 임대주택을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1) 무주택 세대구성원으로 월평균 소득 100%이하인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