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탱크 막던 시설물에 평화문화진지
北 탱크 막던 시설물에 평화문화진지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4.03.20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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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때 북한 남침 길목에 만든 대전차방어시설…문화공간으로 재탄생

 

서울 도봉구는 동쪽에 수락산, 서쪽에 도봉산과 북한산에 포위되어 있고, 한 가운데에 중랑천이 흐른다. 도봉구 한가운데에 마들로라는 길이 열려 있고, 그 길을 따라 북쪽으로 가면 의정부, 양주이고, 남쪽으로 서울 도심이다. 예로부터 이 지역은 서울에서 철원, 함경도로 가는 길목이었고, 6·25전쟁 때 북한군 탱크가 이 곳을 지나 서울로 내려왔다. 지하철 1호선의 근간이 되는 경원선이 이곳을 지난다.

오늘의 발걸음은 서울지하철 1호선을 타고 의정부 초입에 있는 망월사역에서 시작했다. 서쪽엔 신한대 의정부캠퍼스, 동쪽엔 아파트단지다. 도봉산과 수락산이 만든 계곡엔 중랑천이 흐른다. 양주시 불곡산에서 발원했다는 이 냇물은 의정부를 거쳐 내려오면서 수량이 제법 풍부하다.

 

중랑천에 설치된 대전차방어 장애물 /박차영
중랑천에 설치된 대전차방어 장애물 /박차영

 

중랑천 주변엔 산책코스와 운동시설이 잘 정비되었다. 특이한 것은 냇물의 흐름에 보를 만들지 않고 대전차방어용 장애물이 설치되어 있다는 점이다.

곧이어 서울에 들어섰고, 행정구역으로 도봉구다. 의정부에서 내려오면 서울의 초입이고, 서울에서는 최북단인 그곳에 평화문화진지가 조성되었다. 북한군 탱크를 방어하던 시설을 전시공간으로 만든 것이다.

철거전 건축물의 구조 /국방부 블로그
철거전 건축물의 구조 /국방부 블로그

 

원래는 군사시설이었다. 6·25 때 이틀만에 북한군 탱크가 의정부에 밀려오고, 3일째 수도서울을 내주는 일을 다시 겪지 않기 위해 그 길목에 대전차방어시설을 만들었다. 1970년대에 건설되었는데, 건축물은 독특했다. 건물 1층은 전차격납고 등 군사시설로 사용되었고, 2층에서 4층까지는 군인아파트로 건립되었다. 도봉구 최초의 아파트가 이곳이었다고 한다. 유사시에 건물을 방어벽으로 활용하려 했던 것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아파트가 노후화되고, 안전상의 이유로 2004년에 아파트 부분만 철거하고 1층만 존치해 한동안 군사시설로 유지되었다. 그러다가 이 장소를 문화예술 창작공간으로 바꾸지는 요구가 제기되었고, 20171031일에 문화공간으로 재탄생되었다.

현재 1층애는 예술가들의 스튜디오로 활용되고, 옥상엔 산책로가 만들어졌다. 세미나실, 공유 공방, 전시실 등으로 구성되었고, 야외엔 별도의 음향시설이 없이 소리반사 효과로 공연한느 평화울림터가 만들어졌다.

평화를 염원하는 상징물인 독일의 베를린 장벽을 무상기증 받아 설치했다.

 

평화문화진지에 설치된 베를린장벽 /박차영
평화문화진지에 설치된 베를린장벽 /박차영

 

평화문화진지 바로 옆으로는 서울창포원이 있어 산책하기에 좋다. 16,000평의 공원에는 붓꽃원, 약용식물원, 습지원 등 12개 테마로 구분하여 조성되어 있다.

평화문화진지 끝지점에 1호선과 7호선이 교차하는 도봉역이다.

 

평화울림터 /박차영
평화울림터 /박차영
대전차방어벽 /박차영
대전차방어벽 /박차영
전망대와 대전차방어벽 /박차영
전망대와 대전차방어벽 /박차영
평화울림터와 전망대, 그리고 방어벽 /박차영
평화울림터와 전망대, 그리고 방어벽 /박차영
평화문화진지에 전시된 탱크 /박차영
평화문화진지에 전시된 탱크 /박차영
옛 진지시설 /박차영
옛 진지시설 /박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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