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기 전북 평야지대는 일본의 수탈대상
일제시기 전북 평야지대는 일본의 수탈대상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2.01.05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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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마모토 등 농업재벌 성행…완주문화재연구소, 학술총서 2권 출간

 

일제강점기에 전라북도 정읍을 중심으로 일대 5개군에서 거대한 토지를 집적한 구마모토 리헤이(熊本利平)란 농업재벌이 있었다.

그의 구마모토 농장은 전라북도 김제, 부안, 옥구, 정읍, 전주 등 5개 군 26개 면에 걸쳐 3,000 정보가 넘는 농장을 관리했다. 구마모토는 5개 사업장을 운영하면서 직원 50여 명을 두어 관리했다. 그 중 주요 농장은 군산항에 이르는 철도 교통의 요지에 자리하고 있어 일본으로의 미곡 수출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다. 구마모토는 전라북도에 진출한 최초의 일본인 지주였고, 일제의 국책회사인 동양척식회사를 제외하고 전북지역에서 최대의 개인 지주가 되었다.

구마모토는 조선 농민에 심하게 수탈했기 때문에 소작쟁의도 빈번했다. 1933년엔 흉년이 들어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50%나 감소했는데도 농장 측이 소작료를 전년보다 30%나 인상, 통고했다. 이에 전북 옥구군 옥산면 강북리 구마모토 농장에서 소작쟁의가 발생했다. 농장측은 재해 또는 부득이한 사정을 인정하고 소작료 인하조치를 취했다.

1945년 일본이 패전하면서 그의 농지는 몰수되었다. 그는 90살이 되던 1968년까지 천수를 누렸다.

일제강점기에 전북지역 평야는 일본의 수탈 대상이었다. 일본은 그곳에서 생산되는 미곡을 본격적으로 수탈하기 위해 군산항을 개항시켰고, 이를 통해 전북지역에는 대규모 일본인 지주 농장이 설립되었다.

 

구마모토 농장 사음회(舍音會). 농장관리인들의 모임이다.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 발간 ‘일제강점기 농촌수탈의 기억 화호리Ⅰ’
구마모토 농장 사음회(舍音會). 농장관리인들의 모임이다.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 발간 ‘일제강점기 농촌수탈의 기억 화호리Ⅰ’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는 일제강점기 전북지역 농촌 수탈에 관한 조사 결과를 담은 일제강점기 농촌수탈의 기억 화호리Ⅱ』·, 일제강점기 전라북도 농촌 수탈의 痕跡(흔적)등 학술총서 2종을 발간했다. 두 책자는 일제강점기 경제적 수탈을 위해 전북지역에 진출한 일본인 농업경영자와 자본가가 세운 농장과 관련된 조사내용을 수록한 보고서다.

화호리Ⅱ』에는 일제강점기 농촌 수탈과 해방 후 농촌 보건의 역사가 남아있는 정읍시 화호리의 구모마토농장(熊本農場)과 군산, 익산, 김제, 전주 등에서 당시 1,000정보 이상 대규모 토지를 운영한 일제의 대규모 농업법인에 대한 조사·연구 결과 등을 수록했다.

두 책자는 문화재청 누리집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 누리집에 공개한다.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가 발간한 일제강점기 농촌수탈 조사보고서 2종 /문화재청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가 발간한 일제강점기 농촌수탈 조사보고서 2종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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