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흥미로운 국경선이 있다. 오만의 영토가 UAE 내에 있고, 그 오만 영토 내에 섬처럼 UAE의 영토가 있다. 이중월경지 또는 고립영토내 고립영토다. 영어로 enclave가 겹쳐 있는 것, counter-enclave, 또는 second-order enclave라고 표현한다.
아라비아반도 페르시아만에 무사담(Musandam) 반도라는 뾰족하게 튀어나온 곳이 있다. 그 인근의 UAE 영토 내에 오만의 마다(Madha)라는 월경지가 고립되어 있다. 오만 본토에서 50km 떨어져 있다. 면적은 75㎢로, 서울시의 3개 구를 합친 면적에 해당한다.
오만의 마다 안에 또 UAE 샤르자 토후국(에미리트)의 땅이 있는데, 나흐와(Nahwa)다. 나흐와는 4.4㎢으로 여의도 면적과 엇비슷하다. 지도를 놓고 보면 계란 껍질 안에 흰자, 흰자 안에 노른자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서로 포위된 상태의 국경이 형성된 것은 영국의 보호령에서 독립할 때 추장들의 결정 여하에 따른 것이다. 1930~1940년대에 지금의 UAE를 구성하는 7개 토후국이 연합왕국을 구성하려고 할 때 오만은 별도의 독립국을 추구했다. 두 나라 사이에 있는 크고 작은 추장들은 양측으로부터 구애를 받았다. 마다의 추장은 오만에 충성을 선언했고, 나흐와의 추장은 사르자 토후국(Emirate of Sharjah)에 복속할 것을 선언했다. 샤르자는 UAE의 구성 토후국이다. 결국 서로 포위하는 형태의 국경이 그려지게 된 것이다.
국경이 그어졌지만 서로 통관하는데 아무런 제한이 없다. 기름 값이 오만측 마다에서 더 싸기 때문에 UAE 차량이 나흐와로 가다가 오만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넣는다고 한다. 두 나라의 경찰들이 각자의 영토에 배치되어 있다. 오만령 마다에 2,473명(2017년), UAE령 나흐와에 302명(2015년)이 살고 있다. 나하와에는 오래된 작은 마을이 있었는데, 지금은 폐가가 되고 새로운 마을이 형성되었다.
이중월경지는 네덜란드와 벨기에 국경근처에 바를러라는 마을에도 형성되어 있다.
<참고한 자료>
Wikipedia, Madha
Wikipedia, Nahwa
CNN, What’s a counter-encla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