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리거 활용한 고대 동남아인의 항해술
아웃리거 활용한 고대 동남아인의 항해술
  • 김현민 기자
  • 승인 2023.12.01 1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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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과 인도양을 이동하며 정착하거나 교역활동…다양한 보조물의 선박 구현

 

오스트로네시아(Austronesia)는 인류학자들이 붙인 이름으로,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섬에서 인도네시아, 말레이반도, 필리핀은 물론 태평양의 하와이, 폴리네시이까지를 포함한 지역을 일컫는다. 이 방대한 해양에 사는 인종은 언어학적으로 교착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하나의 어족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오랜 세월 동안 광대한 지역을 이동하고 교류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인류학자들은 오스트로네시아인이 BC 4000년경에 중국 남부를 떠나 타이완을 거쳐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반도로 이동한 것으로 본다. 이들은 이어 뉴질랜와 하와이를 포함한 태평양 전역으로 퍼졌으며, 서쪽으로 마다가스카르까지 이동해 정착했다. 그 결과 오늘날 광범위한 오스트로네시아 세계가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오스트로네시아인은 해양민족이다. 고대로부터 이들은 바다를 이동하며 삶의 터전을 마련했다. 바다는 이들에게 장애물이 아니라 통로를 제공했다. 이들에게 험난한 파도와 먼 거리를 이동하게 해준 수단은 무엇일까. 연구자들은 그 비밀이 아웃리거에 있다고 보았다.

 

오스트로네시아의 범위 /위키피디아
오스트로네시아의 범위 /위키피디아

 

아웃리거(outrigger)는 배의 측면에 붙여 놓은 다리라고 할수 있다. 뱃전과 나란한 방향으로 아웃리거를 붙이면 배에 안정감이 생긴다. 아웃리거는 배의 균형을 잡아 전복을 막아준다. 아웃리거를 설치한 배는 파도를 헤쳐나가기 용이하고, 먼 항해에 피로감을 줄일수 있다. 아웃리거 하나를 붙인 형태와 두 개의 아웃리거를 접합한 형태가 있다. 두 개의 선체를 이은 카타마란(catamaran) 형태도 있다.

고대 동남아시아인들은 아웃리거를 활용해 뛰어난 항해술을 발전시켰다.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보로부두르 사원의 부조에 아웃리거 선박 모형이 그려져 있다. 이 부조는 8세기에 만들어졌다.

 

인도네시아 자바섬 보로부두르사원의 아웃트리거 부조(8세기) /위키피디아
인도네시아 자바섬 보로부두르사원의 아웃트리거 부조(8세기) /위키피디아

 

인도네시아 벨리퉁 섬에는 9세기의 난파선이 발견되었다. 해상 실크로드를 따라 아시아를 왕래하던 아랍 무역선으로 확인되었다. 출발지는 중국 당()나라 국제무역항인 광저우(廣州)였고, 목적지는 페르시아만의 무역항으로 추정된다. 발굴된 도자기에 보력(寶曆) 2716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이는 당나라 경종(敬宗) 2, 서기 826년이다. 장보고가 청해진을 건설하기 2년전에 동남아시아 해상에는 거대한 무역로가 형성되어 있었던 것이다.

 

아웃리거 하나인 배 /위키피디아
아웃리거 하나인 배 /위키피디아

 

동남아시아는 인도차이나 반도와 같은 대륙부와 인도네시아와 같은 도서부로 나뉜다. 도서부의 사람들은 아웃리거라는 현외장치를 부착함으로써 어로와 교통수단으로 삼았다. 그들의 아웃리거 선박은 동남아 섬지역은 물론 마다가스카르, 멜라네시아, 폴리네시아, 미크로네시아에서도 사용되었다. 지금도 필리핀에서는 아웃리거 배가 활용되고 있다.

바다를 무대로 삼은 민족도 있었다. 오랑라웃(Orang Lout)과 부기스인(Bugis)이다. 오랑라웃은 말레이반도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사이의 바다를 중심으로 생활해 왔다. 이들은 지금도 수상 가옥에 살거나 선상에서 생활하고 있다. 부기스 족은 인도네시아 술라웨시를 거점으로 하고 있다. 이들은 때로 해적으로 돌변하기도 하지만, 동남아시아의 용맹한 선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중선체 카누(카타마란) /위키피디아
이중선체 카누(카타마란) /위키피디아

 


<참고한 자료>

Wikipedia, Austronesian peoples 

Wikipedia, Lashed-lug boat 

Wikipedia, Outrig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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