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초기 미지의 섬 ‘삼봉도’는 독도였다"
"조선 초기 미지의 섬 ‘삼봉도’는 독도였다"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4.01.1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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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현·이효웅 논문…“조선 성종 때 김한경 탐사한 삼봉도, 독도로 확정”

 

조선초기에 동해 한복판에 환상의 섬 삼봉도(三峯島)가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삼봉도 이야기는 함경도 경성으로 이주를 당한 무릉도 출신 주민들로부터 퍼지기 시작했는데, 조선 성종 연간인 1471년 함경도 사람 김한경(金漢京)은 삼봉도를 찾아 항해에 나섰다. 그는 1475년 말응대진(함경도 라진)에서 무릉도로 향하던 중 강한 서풍을 만나 표류하다가 삼봉도를 발견했다. 김한경은 여러 차례 항해하며 울릉도로 가는 항로를 개척했음에도 삼봉도와 관련해 대중을 말로 속이고 미혹하게 한 죄명으로 극형을 받았다.

김낙현 한국해양대 교수, 이효웅 해양탐험가, 홍옥숙 한국해양대 교수의 공동논문 김한경의 울릉도ㆍ독도 탐사 항해(1471~1480)와 그 의의가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이 발간하는 학술지 도서문화’(202312, 62)에 실렸다. 이들 연구자는 논문에서 15세기에 김한경이 발견한 삼봉도의 실체가 독도라고 확정했다. (이효웅은 김한경의 탐험에 관해 아틀라스뉴스에 3회에 걸쳐 게재한바 있다. 독도 강치 만나다 요도탐색대 삼봉도는 독도)

 

멀리서 본 독도. 봉우리 세 개(三峯)가 보인다. /촬영=이효웅
멀리서 본 독도. 봉우리 세 개(三峯)가 보인다. /촬영=이효웅

 

지금까지의 연구는 삼봉도가 울릉도라고 주장하거나, 또는 독도라고 주장하더라도 잘못된 문헌을 제시하거나, 아예 전설상의 섬으로 치부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김낙현·이효웅은 이번 연구에서 문헌적 고찰과 실제 탐사에서 본 독도의 모습을 제시했다.

이들은 울릉도에서 남동쪽으로 항해하면 독도의 주봉인 서도의 대한봉(168.5m)을 위시해 탕건봉(97.8m)과 동도의 우산봉(98.6m) 등 세 개의 봉우리를 시야로 관찰할 수 있으므로, 삼봉도가 독도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울릉도는 바다에서 사방을 살펴보아도 세 개의 봉우리가 있다는 삼봉도의 특징을 찾을 수 없다.

이들 연구의 결론은 김한경이 함경도 말응대진에서 무릉도로 세 차례나 항해했고, 일행 6명은 14755월에 말응대진에서 무릉도로 항해하다 강한 서풍으로 표류하여 진짜 삼봉도, 즉 독도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함경도 말응대진에서 울릉도까지는 500이상 떨어진 곳이기에 바람을 이용한다면 남쪽으로 3~5일 이상 항해해야 한다. 이곳을 소문만 듣고 작은 배로 두 명이 찾아간다는 것은 대단한 모험이었다. 1471년부터 동료 김흥과 함께 모험을 시작해 울릉도 항로를 개척한 김한경은 대단한 해양 모험가였다. 김한경 일행 6명은 14753차 항해에서 삼봉도까지 표류했다가 살아 돌아오면서 소문으로 전해지던 삼봉도가 실재하는 섬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개인의 호기심에서 시작된 김한경의 동해 삼봉도 탐사 항해는 10여 년에 걸쳐 국가적 차원으로까지 확대되었으나, 이극돈에 의해 역적으로 몰려 김한경은 사형을 당하고 1482년 김한경의 여식은 성년이 되자 관노가 되면서 집안의 몰락으로 막을 내렸다.

540여년후 후세의 연구자들은 김한경 일행이 발견한 것이 독도였음을 문헌 해석과 실제 탐사결과를 통해 입증함으로써 그들의 안타까운 넋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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