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이란, 교전 3일만에 화해한 까닭은?
파키스탄-이란, 교전 3일만에 화해한 까닭은?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4.01.2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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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완화, 대사 복귀 합의…오랜 우방으로 발루치스탄 독립에 공동 이해관계

 

이란과 파키스탄은 이웃국가이면서도 같은 무슬림 국가다. 두 나라는 전통적으로 우호관계에 유지해왔지만, 이란은 시아파 종주국, 파키스탄은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계 2위의 수니파 국가라는 점에서 종파간 견해 차이는 있었다.

19478월 파키스탄이 독립했을 때 가장 먼저 승인한 나라가 이란이었으며, 1970년대 방글라데시 독립, 인도-파키스탄 전쟁에서 이란은 항상 파키스탄의 편에 섰다. 마찬가지로 파키스탄은 이란-이라크 전쟁(1980~1988)에서 이란을 지지했다.

 

이란-파키스탄 /위키피디아
이란-파키스탄 /위키피디아

 

전통적인 우호관계에 있던 파키스탄과 이란이 최근 며칠 사이에 상대방 영토에 미사일을 쏘고 드론을 보내 공격함으로써 긴장감이 돌았다. 양국 대변인들은 서로를 향해 비난성명을 보내고, 대사들을 소환했다.

하지만 두 나라는 금새 전통적 외교관계로 돌아갔다. 미사일의 과녁이 되었던 발루치족에 대한 공동의 이해가 걸려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마지막 교전 이후 3일만이다.

BBC에 따르면, 파키스탄 총리실은 양국이 외교적 유대를 회복했다고 밝혔다. 이란측에선 즉각적인 코멘트가 나오지 않았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두 나라의 외무장관들이 전화 통화로 양측의 긴장관계 격화를 완화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본국으로 소환된 양국 대사들은 곧 부임지로 복귀한다.

이란은 16일 파키스탄으로 도망간 이란의 시스탄-발루치스탄 분리주의 무장조직 '자이시 알아들'의 근거지를 미사일로 공격했고, 이에 이틀뒤 18일 파키스탄은 이란으로 도주한 자국의 발루치스탄 무장세력에 보복 공습을 단행했다.

 

발루치족의 거주지역 /위키피디아
발루치족의 거주지역 /위키피디아

 

양국의 교전은 발루치스탄 분리주의자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양국의 타협 가능성이 예상되었다. 발루치스탄은 발루치족의 거주지란 뜻으로, 파키스탄과 이란에 걸쳐 있다. 파키스탄의 발루치스탄 주는 영토의 40%를 차지하고, 이란의 시스탄-발루치스탄은 두 번째 큰 주다. 파키스탄, 이란, 아프가니스탄에 흩어져 있는 발루치족들은 독립국가를 세우기 위해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쿠르드족과 같은 신세인 셈이다.

파키스탄과 이란은 1970년대에 발루치스탄 작전에 공조한 적이 있다. 1971년 인도의 지원으로 동파키스탄이 독립, 방글리데시를 건국하자, 서파키스탄의 발루치스탄 주지사와 추장들이 파키스탄에 독립 또는 자치를 요구하게 되었다. 이에 줄피카르 알리 부토 대통령은 1973년 발루치스탄 주지사를 해임하면서 내전이 벌어졌다. 이때 이란은 수세에 몰린 발루치족이 자국으로 넘어올 것을 우려해 파키스탄 정부를 지지함과 동시에 파키스탄에 무기와 자금을 지원했다. 인도가 파키스탄에 등을 돌리는 바람에 방글라데시가 독립한데 비해 발루치스탄에서는 이란이 파키스탄의 편에 섰기 때문에 독립을 저지할수 있었다. 발루치스탄 내전은 1977년에 종식되었고, 그후 발루치스탄 독립세력은 무장조직을 만들어 게릴라전으로 전환했다.

50년이 지난 지금도 파키스탄은 발루치스탄 문제에 이란의 지원이 필요하고, 이란도 파키스탄의 분리주의가 이란으로 파급되는 것을 저지해야 할 입장이다.

 


<참고한 자료>

BBC, Pakistan-Iran diplomatic ties restored after missile and drone strikes 

Wikipedia, 1970s operation in Balochistan 

Wikipedia, IranPakistan rel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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