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웅의 항해 도전기③…남해 탐사
이효웅의 항해 도전기③…남해 탐사
  • 이효웅 해양전문가
  • 승인 2022.04.03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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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뮤다 삼각지대와 같은 청산도 삼각지대…GPS 방향 못잡아 고생

 

<미완성 코스모스호 2001 남해탐사>

(20018: 코스모스호 16피트 40마력) 남해-제주-홍도 1,400km(22)
진교양포-남해대교-광양만-돌산대교-가막만-백야도-사도-나로도대교-초도-백도-거문도-제주항-비양도-차귀도-대정-한림항-애월항-추자도-병풍도-우이도-흑산도-홍도-진도서망-보길도-여서도-청산도-완도-나로도-백야도-돌산대교-광양만-남해대교-진교 양포

 

사진=이효웅 제공
사진=이효웅 제공

 

항해기: 홍도·여서도 기행(20018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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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는 두 차례 도전하였으나 파도가 높아 포기하고 애월항을 떠나 추자도로 항해하였다. 화도 부근에서 엔진의 트림이 맞지 않아 부상이 늦어서 애를 먹었다. 다행히 파고는 잔잔하여 몇 번 트림 조절을 해보고 추자항에 입항하여 해경에 신고하였다.

추자항을 출항하여 나오는데 경비정에서 불러서 점심과 음료를 대접받고 해경 경장으로부터 종교 책을 선물 받고 흑산도로 향하였다. 경비정은 제주 구간까지 호송해주고 되돌아갔다.

병풍도 부근에서부터 기상이 나빠지면서 비도 약간씩 뿌렸다. 파도가 1m로 높아져 흑산도로 항해하는데 해상의 기상이 점점 나빠져 파고가 2m가 넘었다. 그런데 흑산도 남쪽의 항구 앞에서는 신기할 정도로 파고가 전혀 없었다. 흑산 해경에 신고하고 휘발유 4말을 구입하여 주유하고 어선 옆에 정박을 하였다.

 

미완성 코스모스호 /사진=이효웅 제공
미완성 코스모스호 /사진=이효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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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들과 함께 아침식사를 하고 홍도로 항해하였다. 항구 앞에는 파고가 0.51m 정도였으나 홍도로 갈수록 파고가 2m 이상으로 높아졌다. 위험을 무릅쓰고 항해를 하였다. 바다에는 어선들도 보이지 않고 옆으로 카타마란 여객선만 지나가고 있었다. 홍도 가까이에 갔을 때 작은 어선 한 척이 보이더니 어부가 가까이 와서 하는 말이 "미사일이 날아오는 줄 알았다"면서 농담을 하고는 보트가 신기한 듯 여러 가지를 물어보았다. 홍도 서쪽 부두에 정박하고 해경에 신고하였다. 첫날은 보트 선상에서 숙박을 하는데 한밤중에 비가 와서 보트에 천막을 씌워 겨우 비바람을 면했다. 저녁내 비바람 소리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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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도는 작은 섬이지만 유명한 관광지라 많은 피서객이 방문하였다. 오전에는 홍도 구경하고 즐기는데 오후에 바람의 방향이 북풍으로 바뀌면서 갑자기 해상의 날씨가 심상치 않았다. 선박들이 서쪽 해수욕장에서 하나둘씩 모두 빠져나가고 있었다. 어떤 영문인지 알 길이 없었다.

의아해서 동네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과거에 바람이 돌면 큰 파도로 인하여 많은 선박이 피해를 보았다고 배를 동쪽 항으로 옮긴다고 하였다. 내 보트는 규모가 작아서 관광객들과 함께 밀고 당기면서 몽돌해수욕장 위로 올렸다. 저녁에 사진을 좋아하는 유람선 길용호 선장님을 만나 집에 가서 옛 홍도의 초가집 모습이 담긴 귀한 사진을 보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고, 저녁에는 이장 댁 아들이 초대하여 저녁도 먹고 잠자리도 마련해 주었다.

 

사진=이효웅 제공
사진=이효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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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용호 선장님의 배려로 여객선으로 홍도 관광을 하였다. 나는 1977828일에 결혼하여 신혼여행을 홍도로 다녀온 적이 있어서 홍도에 대하여 대강은 알고 있었으나 마을 주변들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홍도 관광을 마치고 진도로 향했다. 파고는 구간마다 다른데 0.5~1.5m의 너울파도로 항해하는데 적당하였다. 그런데 진도 서망 20마일 전부터 안개가 자욱하여 항해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항해 중에 안개는 처음이라 어떻게 항해를 해야 할지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100m가 보이는가 하고 살펴보면 50m도 보이지 않았다. 항해를 하다가 보트를 세우고 살폈다.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려도 걷힐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무작정 바다 가운데에서 기다릴 수 없어서 천천히 항해를 하는데 2시간정도 지나자 점점이 박힌 섬들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양식장을 이리저리 돌면서 서망항에 들어서니 안개가 걷히고 있었다.

부두에 접안하여 해경에 신고하고 해경 직원에게 주유소에 기름 4말을 부탁하였다. 배를 정리하고 있는데 30분 이상 떨어진 농협주유소에서 배달 와서 주유를 하였다.

 

89청산도 삼각지대
07:30분 서망항을 나오니 주변이 양식장이어서 남쪽의 유조선을 쫓아 항해를 하니 안전한 해로가 나왔다. 보길도 남단을 지나 청산도를 보고 항해하는데 갑자기 안개가 끼기 시작하였다. 조심스럽게 안개지역을 한참을 가는데 GPS의 신호음이 울려 살펴보니 화살표가 도착지점을 지나 반대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당시에는 GPS에 입력 시 위도 34도를 33도로 잘못 입력한 것 같다고 생각하였다.

섬 주변의 어부에게 여기가 어디냐고 물어보니 "여서도여"라고 하였다. 해도를 펴놓고 확인해 보니 청산도로 갈려고 한 것이 여서도로 잘못 온 것이었다. 안개가 걷히기 시작하여 여서도 항구에 들어서니 작은 어촌이었다. 낚시꾼에게 여기에서 휘발유를 구입할 수 있느냐고 물어보니 청산도로 가라고 하였다.
청산항에 들어가니 전경이 다가오므로 신고를 하고 전경과 같이 농협에서 휘발유와 오일을 구입하려고 하였으나 오일이 없다고 하였다. 보트에 와서 기름을 살펴보니 예비 기름이 조금 있어서 완도로 향하였다. 완도 해경신고서에서 신고하고 경찰차로 다니면서 선외기 취급점에서 오일을 구하고 주유소에서 기름을 구입하여 나로도로 떠났다.

(추기: 카리브해에는 버뮤다 삼각지대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청산도 삼각지대가 있다. 청산도 범바위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청산도 남쪽에서는 나침반이 제대로 방향을 가리키지 못한다. 그리고 당시 안개 속에서 구형 GPS는 방향을 잡지 못하여 엉뚱한 곳으로 가서 고생하였다.)

 

항해도 /사진=이효웅 제공
항해도 /사진=이효웅 제공
나로도항 /사진=이효웅 제공
나로도항 /사진=이효웅 제공
제주항 입항 /사진=이효웅 제공
제주항 입항 /사진=이효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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