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웅의 항해기⑪…백령도 탐사
이효웅의 항해기⑪…백령도 탐사
  • 이효웅 해양전문가
  • 승인 2022.04.1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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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장 “레저보트로는 백령도에 최초로 왔다” 반갑게 맞아 주었다

 

<2006 보트클럽 백령도 탐사기>

 

814일 맑음

오후 1:30분에 2함대로부터 항해 승낙을 받고 10명의 대원들은 환성을 지르며 두 대의 보트(독섬호, 이사부호)는 백령도로 출항하였다. 60km의 속력으로 두 대의 보트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힘차게 브라보(B1)를 향하였다. 군데군데 안개 밭을 지나고 부유물을 지나고 어선들을 뒤로하면서 힘차게 나아갔다.

얼마 뒤 해경함정으로부터 NLL에 북한경비정 3척이 나타났으므로 올라오지 못하게 하여 B1 항해좌표를 받아 GPS에 다시 입력하고 계속 서쪽으로 항해하였다. 해경함정이 전탐하면서 호송하였으나 우리 보트의 속력이 35-38노트의 속력으로 질주하므로 해경함정을 뒤로한 채로 B1에서 차리를 건너뛰고 델타(D1)로 북상하였다.

소청도 해역에서 해경 함정을 다시 만나 안전항해를 부탁하였다. 얼마 후 소청도 해역에 들어서니 어디서 몰려왔는지 안개 밭이었다. 다행이 안개를 뚫고 소청도에 들어서니 안개가 없어 다왔다는 기쁜 마음으로 선상에서 사진촬영을 하고는 백령도를 향하였다.

대청도에 주변에 이르니 안개가 심하여 시정이 50-100m로 모두 긴장하였다. 이사부호가 앞장서서 레이더로 큰 물체를 탐지하고 보트의 양쪽에 전탐자를 두어 어구 및 부유물을 찾으면서 10-20km의 속력으로 전진하였고 뒤에 독섬호가 따라왔다. 굴업도 선단여에서 출항한지 5시간인 오후6:30에 백령도 용기포항에 무사히 도착하였다. 백령도에 도착하니 해병대 흑룡부대에서 미니버스가 대기하고 있었다. 해경파출소에 입항보고 하고 보트를 정박한 다음, 버스에 짐을 싣고 해병대 숙소로 이동하였다.

 

2006 백령도 탐사 독섬호와 삼선여 /사진=이효웅
2006 백령도 탐사 독섬호와 삼선여 /사진=이효웅

 

815일 안개 흐림

식사 후 버스에 올라 두무진의 통일기원비로 향하였다. 우리는 주변을 간단히 청소하고 현수막을 붙인 다음 추모제를 지냈다. 허브님이 축사를 만들어 주시고, 에이원님이 집사가 되고 나는 연장자로 제주가 되어 초혼을 하고 제문을 낭독한 다음, 이어 대장님 이하 대원들이 차례로 제례를 하고 소지한 다음 간단한 음복을 하고 추모제를 마쳤다.

통일기원비 옆에는 두무진이 자랑하는 50여 미터의 기암들이 병풍처럼 늘어서있는 모습을 구경하고 촬영하면서 아래로 향하였다. 아래에는 해식동굴이 있었으며 바위 옆을 지나 옆쪽으로 이동하면서 기암들을 감상하면서 사진촬영을 하였다. 처음에는 보트로 이동하면서 사진촬영 및 구경을 하려고 하였으나, 보트가 정박한 용기포항 쪽에서는 몇 달째 안개가 끼고 있어 해군부대에서 배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여 육상으로 이동하게된 것이다.

콩돌해수욕장을 보고 10시에 흑룡부대를 방문하여 부대장인 여단장과 면담을 하였다. “레저보트로는 백령도에 최초로 왔다고 부대장이 반갑게 맞아 주었다. 여단장이 직접 브리핑하면서 해병대 활동 상황을 설명하고 비디오를 관람한 다음 OP에 올랐다. OP에서 보니 백령도의 중심부가 한눈에 보이고 두무진의 끝자락도 보였다. 멀리 북한쪽을 보니 안개 속에 묻혀서 볼 수 없어 아쉬웠다. 상황장교의 설명에 이어 OP의 지하세계로 내려가니 실제로 전장에 온 느낌이 들었다. 축축한 계단 100여개를 내려오니 사방으로 통로가 나 있고 유사시에는 여기에서 최후까지 방어를 한다고 하니 해병대의 훈련모습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지역 안개의 주범은 이곳 사곶해수욕장으로 모래벌판에서 증발하는 수증기가 북쪽에서 오는 찬 공기를 만나 안개를 만들고 이어 남쪽으로 흐르고 있었다. 기름급유를 마치고 항해허가가 나지 않아 대기하던 중, 대청도에서 온 부대장의 가족들을 대청도로 수송하여 달라고 요청하자, 대청도 및 소청도에 군인가족 수송 및 위문품 전달을 조건으로 2함대의 항해허가를 받았다.

10명의 군인가족을 싣고 10킬 정도의 속력으로 안개 밭을 조심스럽게 항해하여 대청도에 무사히 입항하였다. 대청도 부대장이 고맙다고 점심을 권유하여 부대에 가서 점심을 맛있게 먹고 소청도로 향하였다. 소청도 방파제에서는 해경파출소 소장이 손짓을 하면서 오라고 하여 가까이에 가니 인원사항 점검과 귀항지 도착 시간을 알려달라고 하여 오후8시에 궁평항으로 간다고 하였다. 보트점검을 마치고 오후3:10에 출발하여 소청도 밖을 나오니 안개 속에서 여객선(마린브릿지호)이 조심스럽게 소청도로 들어오고 있었다. 소청도를 벗어나니 시야가 확보되어 텔타 포인트로 열심히 보팅하였다.

델타 포인트에 와서 2함대에 통신을 하여 궁평항 직선으로 항해허가를 얻은 다음 몇 시간을 달려왔다. 주변에 섬이 나타나 살펴보니 덕적도와 문갑도 사이를 지나 도리도를 향하였다. 승봉도를 지날 무렵부터는 어두워서 서치라이트와 양쪽의 전탐으로 어구 및 부유물을 조심하면서 항해하였다. 도리도 옆을 지나는데 부유물에 있던 막대가 스크류를 치면서 엔진에 이상을 일으켰다. 스크류를 보호하는 내부의 플라스틱 기어가 마모 되면서 속력이 5킬 정도 밖에 나오지 않아 조류로 인하여 제자리에서 항해하고 있었다. 독섬호는 먼저 간 상태에서 마침 궁평항으로 부터 귀항시간이 되어 확인 전화가 왔다. 엔진 고장으로 천천히 간다고 하니 구조선을 보내 준다고 하였다.

해경상황실과 2함대에도 이 사실을 통보하고 엔진을 점검하고 출력을 높이니 10킬로 정도의 속력이 나와 나는 앞에서 투시경으로 전탐하면서 서서히 단독항해하고 있으니 독섬호가 중간에서 무전을 듣고 왔으며, 이어 궁평항에서 구조선인 어선이 와서 궁평항으로 안내하여 무사히 500km의 여정을 마쳤다.

백령도 탐사는 개인적으로 2003년도에 계획하였다가 포기하였는데, 이번에 탐사를 성공시킨 독섬호 양기덕 대장님, 이사부호 박재욱 선장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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